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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흔적/이주의 방송, 무엇을 말했나

‘시크릿 가든’ 김주원의 독주는 계속된다

[이주의 방송, 무엇을 말했나] 1월2일∼1월8일 드라마 부분 

2011년 새해도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일주일 동안 방송은 무엇을 말했을까요. 드라마와 예능, 시사교양 이렇게 3분야로 나눠서 흐름과 트렌드를 짚어 봤습니다. 먼저 드라마 부분입니다.

‘격전’ 예고하는 수목 드라마

2011년 첫 주 가장 돋보였던 분야는 드라마였습니다. 방송3사가 새해를 겨냥해 새로운 드라마를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기대도 크고 그만큼 볼거리도 많았다는 얘기죠. 그 중에서도 수목 드라마의 경쟁이 가장 치열했습니다.


관심을 모은 수목 드라마는 MBC <마이 프린세스>(극본 장영실, 연출 권석장 강대선)와 SBS <싸인>(극본 김은희, 연출 장항준)입니다. <마이 프린세스>는 김태희와 송승헌이라는 두 톱스타를 앞세웠다는 점에서, <싸인>은 박신양과 김아중이 출연했다는 점에서 방영 전부터 기대를 모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일단 뚜껑을 열어보니 시청률은 엇비슷합니다. SBS <싸인>이 조금 높긴 한데 크게 의미부여할 상황은 아닙니다. 제가 흥미를 느끼는 건, 두 작품의 분위기가 정반대인데 시청자들의 관심을 비슷하게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통상 같은 시간대 경쟁하는 드라마는 어느 한 쪽이 승리를 하는 ‘승자 독식주의’ 양상을 보이기 마련인데, 두 드라마가 ‘팽팽한 접전’ 중이어서 흥미롭습니다. 이 ‘접전’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계속됐으면 합니다.

‘마프’ vs ‘싸인’ 대결, 캐릭터와 리얼리티의 싸움

아마 시청층이 달랐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마이 프린세스>는 한동안 TV에서 자취를 감췄던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를 전면에 등장시켰는데요, 여기에 김태희의 ‘푼수 연기’와 코믹한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주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인기몰이의 상당부분이 캐릭터에 기반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반면 <싸인>은 극적 완성도와 인물들간 긴장감에 시청자들이 흥미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싸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법의학자라는, 그동안 드라마에 등장하지 않았던 소재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는데 첫 회부터 살인사건을 등장시키면서 인물의 갈등구조를 극대화시켰습니다. 앞으로 치열한 권력다툼도 예고하고 있어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 같습니다. 

월화 드라마, 침체 원인은? 

수목 드라마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는데 월화 드라마는 다소 ‘침체기’를 겪고 있습니다. 이런 침체에는 SBS <아테나>의 ‘부진’이 한 몫 하고 있습니다. <아테나>는 초반 시청률 경쟁에서 앞서 나갔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정체 또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초반 화려한 액션과 영상미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스토리와 구성에서 ‘허술한’ 점이 드러나면서 지지층이 이탈하는 양상입니다. 특히 중심을 잡지 못하고 초점이 너무 분산돼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 듯 싶네요.

<아테나>가 부진하면 경쟁 드라마들이라도 ‘떠야’ 하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MBC <역전의 여왕>은 초반에 비해 시청률이 상승했지만 <아테나>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큰 효과를 보진 못하고 있습니다.


이럴 땐 새로운 드라마가 등장하면서 자극을 주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죠. 지난 3일 첫 선을 보인 <드림하이>를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인데 아직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배용준과 박진영의 ‘합작’이라는 점 그리고 아이돌 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지만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면서 초반부터 ‘주춤’하는 양상입니다. 이런 초반 논란을 극복하는 길은 리얼리티를 살리는 방법 밖에 없지 않을까요. <드림하이>가 아이돌 세계의 리얼리티를 어떻게 그려나갈 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시크릿 가든’의 폭풍질주

새로운 드라마들이 등장했지만 SBS <시크릿 가든>의 폭풍질주는 막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회를 거듭할수록 ‘시가폐인’이 속출하는 양상인데 무엇보다 지난 8일 길라임(하지원)이 뇌사 상태에 빠지고 김주원(현빈)이 영혼을 바꾸기 위한 선택을 하면서 ‘시가폐인’들은 거의 지금 공황 상태에 빠진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시크릿 가든>의 결론이 어떻게 될 것이라는 ‘분석 기사’와 글들이 인터넷에 대량 생산되고 있고, 많은 블로거들의 다양한 전망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해피엔딩이냐 ‘새드앤딩’이냐를 두고 치열한 논쟁도 벌어집니다. 8일 방송이 끝난 직후부터 인터넷 게시판에는 김주원의 선택에 대한 ‘시가 폐인’들의 안타까움 어린 글들이 도배되고 있으며 새드앤딩에 대한 반대움직임도 벌어질 태세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다음 주 종영을 앞두고 있는 <시크릿 가든>의 폭풍질주는 드라마가 끝난 후라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현빈이 직접 부른 ‘그 남자’가 공개되자마자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사진=MBC '마이 프린세스' SBS '싸인' (화면캡쳐)/ SBS '시크릿 가든'(c)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