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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흔적/핫이슈

녹조비상, 조중동 정부비판은 없다

■ 새누리당 공천비리, 동아일보 ‘검찰발’ 기사로 방향 전환? 
■ 경향 한겨레, 현기환 전 의원·돈 전달자 조기문씨 통화내역 확인 보도
■ 폭염과 녹조 비상, 조중동은 폭염만 주목

오늘은 동아일보를 한번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국단위종합일간지 가운데 현영희 새누리당 공천헌금 비리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새누리당을 ‘방어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중앙일보가 1면 머리기사로 현영희 새누리당 공천비리 소식을 보도하고, 조선일보가 종합면에서 ‘진실게임’으로 물타기를 시도한 반면 동아일보는 오늘자(8일) 1면에서 조금 다른 곳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동안 동아일보가 새누리당 공천 헌금을 나름 적극적으로 보도한 점을 감안하면 약간 방향을 수정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보도 내용 일부를 요약합니다.

“현영희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의 공천헌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 돈의 중간전달자로 지목된 조기문 전 부산시당 홍보위원장(48)이 현기환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3월 15, 16일 현 전 의원과 조 씨가 만난 적이 없다고 잠정 결론 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지검 공안부(부장 이태승)는 조 씨가 중간에 돈을 빼돌려 ‘배달사고’를 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7일 그를 다시 불러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대다수 신문 ‘현기환-조기문 통화내역 확인’ 보도…동아일보는 ‘현-조’ 만난 적 없다

그러니까 동아일보는 돈을 주고 받은 의혹이 제기된 두 사람이, 의혹이 제기된 시점에 서로 만난 적이 없다는 내용을 ‘검찰발’로 보도를 한 셈입니다. 그리고는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부산지검이 돈 전달자로 알려진 조기문 씨의 ‘배달사고’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식의 보도를 이어갑니다.

이 기사는 동아일보의 ‘단독기사’입니다. 오늘(8일) 발행된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가운데 새누리당 공천헌금 비리 수사와 관련해 이렇게 보도한 곳이 동아일보 밖에 없기 때문이죠. 다른 언론은 어떻게 보도를 했을까요. 동아일보와는 보도내용이나 방향이 조금 다릅니다. 심지어 조중동으로 분류되는 중앙일보조차도 이 사건을 다루는 데 있어선 동아일보와 무게중심이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일부 언론 보도를 간단히 요약합니다.

“검찰이 조기문(48)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의 휴대전화에서 현기환(53) 전 의원 명의의 문자메시지가 온 것을 확인한 것으로 7일 전해졌다. 시점은 현영희(61) 새누리당 의원 수행비서였던 정동근(37)씨가 조씨를 만나 공천 대가로 3억원을 건넸다고 주장한 3월 15일이다.” (중앙일보 1면 ‘조기문이 돈 받은 그때 현기환 명의 문자 왔다’)

“새누리당 돈 공천 의혹의 종착지인 현기환 전 의원(53)과 돈 전달자로 지목된 조기문씨(48)가 지난 3월15일 서로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 현 전 의원과 조씨의 통화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금까지 만난 적은 물론 통화조차 한 적이 없다고 밝힌 현 전 의원과 조씨의 주장이 거짓임이 드러난 것이다. 이로써 현 의원이 지난 4·11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공천 청탁과 함께 현 전 의원에게 돈을 건넸을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경향신문 1면 ‘조기문 돈 줬다는 날 현기환에 전화했다’)

“총선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현영희 새누리당 의원 쪽으로부터 3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현기환 전 의원이 공천을 전후해 현 의원과 최소 두 차례 전화통화한 사실을 당에 숨겼던 것으로 7일 드러났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검찰의 총선 금품수수 사건 수사상황을 언론보도보다 먼저 파악하고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된다” (한겨레 1면, ‘현기환 공천때 현영희와 수차례 통화 숨겼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이 기사가 동아일보의 단독기사가 될지 아니면 ‘물타기를 시도한 오보’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경향 한겨레 ‘녹조비상’ 정부 안이한 태도 질타…조중동은 ‘딴소리’

이명박 대통령이 7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4대강에서 발생한 녹조현상에 대해 “장기간 비가 오지 않고 폭염이 지속돼 발생하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이미 인터넷과 트위터 등에선 이 대통령의 안이한 현실인식과 정부의 무능에 대한 질타가 폭풍처럼 이어졌죠.

하지만 오늘자(8일) 종이신문들은 이상하게도 이 문제에 ‘침묵’하고 있습니다. 녹조현상이 낙동강에서 영산강, 한강까지 퍼진 상황이고, 녹조로 인해 발생하는 물질이 기준치의 100~200배가 넘어선 상황이지만, 경향신문과 한겨레 등 일부 언론이 기사와 사설을 통해 정부를 비판한 것 외에는 이상할 정도로 이 문제에 관심이 없습니다.

특히 동아일보 같은 경우 폭염으로 인한 피해소식을 ‘종합하는’ 기사에 한강의 녹조 기사를 ‘녹이는’ 편집마저 선보입니다. 또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 현재의 녹조현상이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폭염 탓만 하고 있는 이 대통령과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태도입니다. 한번 보시죠.

“한강 상류인 팔당댐까지 녹조현상이 확산되면서 이르면 10일 서울지역 한강 본류에도 조류주의보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 박재광 미국 위스콘신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현재 수준의 조류에서 발생하는 냄새물질이나 독성물질은 정수처리 과정을 거치면서 충분히 제거되기 때문에 수돗물을 마셔도 인체에는 해가 없다’며 ‘그동안 세계적으로 조류가 발생한 물을 정수해 마신 뒤 질병에 걸리거나 사망한 사례도 보고된 적이 없다. 조류로 인한 피해는 대부분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이론상의 피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12면, ‘살생폭염’ 닭-오리 41만마리 떼죽음… 서울 10일경 녹조주의보)

녹조까지 정부․여당 방어하는 동아일보

공천헌금 비리사건에서 새누리당을 ‘방어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동아일보가 녹조현상과 관련해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적극 방어합니다.

“대통령부터 환경부, 지방자치단체에 이르기까지 폭염과 가뭄 탓만 하고 있다. 저의 의무도 모르는 이런 정부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며 한겨레가 사설에서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는데 사실 이런 태도가 언론의 정도이자 상식이지요. 하지만 조중동은 일단 이런 비판에는 상당히 소극적이고, 동아일보는 단순 소극을 넘어 ‘정부를 적극 방어하는’ 태도마저 보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오늘자(8일) 경향신문 사설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청와대의 안이한 현실인식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 지 상징적으로 알 수 있는 내용인데요 일부를 인용합니다.

“청와대는 한술 더 떠 녹조 문제가 언론에 대서특필되던 지난 6일자로 ‘4대강 새물결 우리 강이 달라졌어요’라는 제목의 정책소식지 특별호를 냈다. ‘2011년 사상 최장의 장마 이겨낸 4대강’ ‘104년 만의 최악 가뭄 이겨낸 4대강’ 등 낯 뜨거운 찬가 일색이다.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있습니다’ ‘녹조는 강에서 발생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라는 내용도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