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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브리핑

‘사이버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켜라! 정부·여당·언론 ‘총공세’

<조간브리핑> 2016년 3월9일 수요일 


1. 아침신문 1면은? 


오늘 1면은 극명하게 나뉜다. 국가정보원은 8일 북한이 전방위 사이버 공격을 하고 있다며 사이버테러 사례와 위험성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사이버테러방지법 통과를 위해 여권이 국정원을 통한 여론몰이에 나섰다”고 지적.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총선을 5주 앞두고,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법안을 기어코 통과시키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강력히 질타했다. <한겨레>는 “국가정보원이 개인의 신상·통신·금융 정보 수집에 이어 메신저·이메일 등 인터넷 영역까지 언제든 들여다볼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라면서 “국정원이 온라인상에서도 국민의 사생활과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비판. 



1-1. 다른 신문들은 어떤가. 


많은 조간들이 국정원 발표를 1면 등에 실었다. “북한이 최근 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주요 인사 수십 명의 스마트폰을 해킹해 문자메시지와 음성통화 내역을 탈취했다”는 내용. 하지만 <동아일보>는 국정원 발표를 비중 있게 전하면서도 사설에서 “청와대와 국정원은 법안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국정원의 신뢰를 높이는 조치를 먼저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 <한국일보> 역시 “국정원이 입증할 근거를 일체 제시하지 않은 만큼, 이번 해킹을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평가. 


2. 오늘 1면엔 이외에도 북한 관련 기사들이 많다. 


<중앙일보>는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선박의 입항을 처음으로 거부했다고 보도. 북한 화물선 ‘그랜드 카로’가 며칠 전 입항하려 했지만 정박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고. 이 배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목록에 있는 북한의 ‘원양해운관리회사(OMM)’ 소속 선박 31척 중 하나다.  


<동아일보>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원양해운관리회사(OMM)’ 소속 선박 31척 가운데 대부분이 최근 사나흘 사이에 레이더망에서 사라진 것으로 8일 알려졌다”고 보도. <동아>는 제재 단행 직후 필리핀이 북한 진텅호를 검색한 뒤 몰수한 데 따른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분석.


3. 정치면으로. 상당히 살벌한 단어가 많이 보이는데. 


친박계 핵심인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54)이 김무성 대표를 겨냥해 “죽여버려. 솎아내라”고 말한 것으로 8일 밝혀졌다. 새누리당에서 이른바 ‘공천 살생부’ 파동이 처음 벌어진 지난달 27일 발생한 일. 종합편성채널 <채널A>는 8일 친박 핵심 의원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죽여버려 이 ××. (비박계)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라며 김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에 욕설을 퍼붓는 음성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보도 직후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은 기자들에게 돌린 문자메시지를 통해 막말을 한 장본인으로 윤상현 의원의 실명을 공개. 윤상현 의원은 “취중에 흥분한 상태에서 그러한 억울함을 토로하던 중 잘못된 말을 한 것 같다”며 사과. 김 대표 측은 즉각 반발하며 진상조사와 윤 의원 징계를 요구했다.


4. 더민주는 오늘 ‘2차 물갈이’를 발표하지. 


더불어민주당이 9일 현역 의원 2차 공천 탈락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더민주 공천위원회는 현역 의원 중 초·재선 의원 30%를 ‘정밀 심사’ 대상으로 분류해 경쟁력·윤리 심사 등에서 기준에 미달하면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방침. 초재선 의원 10여명이 탈락할 것으로 예상.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76)가 8일 대구를 찾아 4·13 총선 1차 컷오프 대상에 포함된 홍의락 의원 구제 가능성을 시사. 한편 새누리당도 금명간 2차 공천 결과를 발표한다.


5. 오늘 사회면엔 교수들이 도마에 올랐네. 


<한겨레> 보도. 연세대 교수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세월호 사고 때 개념이 있는 학생들이라면 (가만있으라는) 방송을 따르지 않고 탈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철 연세대 이과대학 부학장(수학과 교수)의 발언. 이 교수는 당시 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사과를 약속했지만, 지난 21일 열린 새내기 새로배움터에서 “여러분들이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해, 또 한번 학생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연세대 측은 “해당 교수가 부적절한 사례를 인용하고,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했음을 확인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관심 갖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학생회에 보냈다. 


5-1. 고려대 교수들도 도마에 올랐네. 


고려대 학생들이 펴내는 여성주의 교지 ‘석순’ 편집위원회가 강의실에서 나온 여성 비하, 성희롱 성 발언을 지난 2일부터 일주일간 온라인으로 제보 받아 공개. “너 여자애처럼 애교도 좀 부리고 다소곳하게 좀 해봐” “여자는 조금 멍청하고 백치미가 있어야 남자한테 사랑 받지” “여자는 본능적으로 남성의 재력에 이끌리게 세팅되어 있어”라는 발언 등이 나왔다고 밝혔다. 


고려대 ‘교원윤리규정’은 교원이 학생에 대해 성별 등을 이유로 차별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성희롱과 이를 묵인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학생들은 “본인의 자녀들 앞에서도 저런 말을 할 수 있을까 묻고 싶다”등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6. 서울시가 초중고 빈 교실에 어린이집을 만든다고.


서울시 최초로 학교 내 여유 공간을 활용한 국공립어린이집이 만들어진다. 서울시와 시교육청이 용산구 성심여고에 유휴시설을 활용한 ‘비용절감형 국공립어린이집’을 조성 중. 시와 교육청이 협력해 학교 내에 국공립어린이집을 만드는 것은 서울시 최초다. 어린이집을 신축하면 평균 20억원 정도 들지만 학교 시설을 활용할 경우 6억~7억원가량 소요돼 비용이 많이 절감된다. 


서울시가 95%, 자치구가 5%의 예산을 대고 교육청은 공간을 제공하면서 학부모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구조다. 0~5세 영·유아 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성심여고 내 어린이집은 오는 9월 개원할 예정. 이 모델이 성공하면 다른 지자체에도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7. 그런데 ‘어린이집’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인식은 문제인 듯. 


<조선일보> 보도. 국내 500인 이상 근로자를 둔 사업장의 25%(300여 곳)가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직장 어린이집 설치 등 보육 지원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보건복지부가 직장 어린이집 의무 설치 대상인 전국 1200여 사업장 실태를 조사한 결과, 작년 말까지 롯데카드를 비롯한 300여 사업장이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았고, 민간 어린이집 위탁 등 대체 수단도 이행하지 않는 등 보육 지원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지자체와 공공 기관도 의무 불이행 명단에 포함됐다. 


복지부는 지난해 4월 영유아보호법 시행령을 개정해 ‘직장 어린이집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1년에 최대 2억원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규정을 도입, 제재를 강화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어린이집을 짓느니 차라리 과태료를 내고 말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업이 직장 어린이집을 지으려면 예산이 평균 5억원가량 들기 때문. 


8. 세월호와 관련된 소식도 오늘 보이는데.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해수부가 세월호 선수 갑판의 ‘불워크’(파도를 막아주는 울타리)를 절단하겠다고 일방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세월호 특조위는 “선체를 훼손하는 방식의 인양에 동의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해수부측은 “특조위의 중지 요청으로 절단 작업은 하루 만에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국회 사무처가 오는 29~30일 열리는 세월호 청문회 장소를 빌려달라는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요청을 거부. 권영빈 특조위 진상규명소위원장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청문회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9. 오늘 이세돌·알파고의 세기의 대결 기사도 정말 많다. 


‘이세돌 대 알파고의 바둑 대국’이 오늘 시작. 이번 대국은 9, 10, 12, 13, 15일 다섯 차례에 걸쳐 오후 1시 포시즌스호텔에서 진행된다. 이번 대국은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의 현재 수준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둑은 컴퓨터가 이미 인류 최강을 꺾은 체스와 달리 경우의 수가 우주의 원자보다 많은 10의 360제곱 가지나 된다. 컴퓨터가 인간보다 월등하게 빠른 속도로 연산을 해도 도저히 계산해낼 수 없는 수준이다. 결국 인간을 상대하려면 ‘직관’이라는 인간 고유의 특성을 흉내낼 수 있어야 한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집중. 


10. 경제. 2030의 소득·지출이 사상 처음 감소했지. 


지난해 20~30대 청년가구의 소득 증가율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8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을 보면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2인 이상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소득은 431만5552원으로 1년 전 433만9612원보다 2만4060원(0.6%) 줄었다. 


청년층 소득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청년 취업률이 9.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취업을 하더라도 비정규직에 머무는 등 고용의 질이 나빠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월세 급등으로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청년층 소비도 줄었다. 


※ 이 글은 CBS <뉴스로 여는 아침 김덕기입니다>(매주 월요일~토요일 오전 6시 5분부터 7시까지 / 98.1 MHz)에서 방송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