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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브리핑

[조간브리핑] 서초구, 산림청 ‘산사태 예보 발령’ 묵살

<1면 및 주요기사>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소식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집중호우 특집이다. 그런데 방향이 ‘인재’ 쪽으로 잡히고 있다. 동아일보는 1면에서 “우면산 산사태가 이미 수년 전부터 예고돼 왔고, 일차적 책임은 복구만 할 뿐 예방을 하지 않는 정부에 있다”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보도. 중앙일보도 3면과 사설 등을 통해 우면산 사태는 ‘전시성 난개발이 초래한 재앙’이라는 전문가의 비판에 무게를 실었다. 이외에도 국민 서울 한국일보 등 많은 조간들이 우면산 재앙은 인재였다는 쪽에 비중을 싣고 있다.

국내 3대 포털 가운데 하나인 네이트와 싸이월드가 해킹 당해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도 오늘 조간들이 주요기사로 다루고 있다.

- CBS노컷뉴스 2면. 서초구, 산림청 ‘산사태 예보 발령’ 묵살

산사태 참극을 빚은 서울 서초구가 산사태 예보를 발령하라는 산림청의 공문을 묵살. 25일부터 전국 곳곳에 심상치 않은 폭우가 쏟아지자 산림청은 산사태가 우려되는 지방자치단체에 실시간으로 산사태 예보를 권고하는 단문메시지서비스(SMS)를 보냈다. 우면산 참사가 발생한 서초구에는 사고발생 15시간 전인 지난 26일 오후 5시 산사태 주의보 발령을 요청하는 SMS가 처음 발송. 이 SMS는 이어 10여 차례나 배달됐고, 급기야 지난 27일 오전 8시에는 산사태 예보를 발령하라는 내용의 산림청장 명의의 공문까지 발송됐다. 하지만 서초구는 이 같은 산림청의 줄기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들의 안전불감증 때문에 귀중한 목숨이 희생.

- 조선일보 1면. 절개․급경사지 100만 곳 중 붕괴 위험 지역 436곳 지정했지만 …이번 산사태 지역, 리스트에 한 곳도 없어

27~28일 이틀간 산사태로 4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경기·강원 지역 급경사지와 절개지가 모두 정부의 ‘여름철 중점 관리 붕괴위험 절개지(급경사지)’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절개지 100만여곳 중 소방방재청과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절개지(급경사지)는 1만3027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1605곳이 붕괴 위험이 있어 안전 관리 대상으로 지정돼 있고, 436곳은 주택가와 인접해 있어 여름철 장마 때 중점 관리 대상. 이번 산사태가 발생한 지역 가운데 리스트에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 경향신문 1면. ‘콘크리트 서울’ 물 빠질 곳이 없다

서울시의 재개발·뉴타운·디자인정책 등으로 서울 콘크리트화가 진행돼 지표면이 큰비가 올 때 빗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인 디자인정책도 빗물을 도심에 가두는 역할을 했다. 서울시는 보도블록과 간판에 디자인을 도입한다며 디자인거리와 르네상스거리에 2133억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30곳의 디자인거리 중 26곳은 물 빠짐 기능이 거의 없는 화강판석을 사용했다. 이런 점들이 국지성 호우로 서울 강남 일대가 물에 잠기는 데 상당 부분 원인을 제공했다.

- 한겨레 1면. 서울시 ‘도시홍수’ 급습에도 ‘구시대 방재’만

기후변화 때문에 특정 지역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도심이 물에 잠기는 ‘도시홍수’가 일반화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의 수해방지 시스템은 지천변이나 저지대 침수에 대응하는 과거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집중호우가 내릴 때마다 ‘100년 빈도의 폭우’라는 식의 설명만 하면서, 기후 급변에 대응하는 도심 전역의 홍수 방지 체계를 갖추려는 노력은 외면.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모든 치수시설 규모를 새롭게 정해야 한다”고 강조.

- 조선일보 1면. 산사태, 청와대도 노린다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생활하는 청와대 관저도 산사태 안전지역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돼 청와대가 작년과 올해 보강공사를 실시했던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이수곤 서울시립대(토목공학) 교수는 “지난 2008년과 작년 8월 2차례에 걸쳐 청와대 경호처 의뢰로 전문가들과 함께 청와대 주변의 산사태 위험성 등에 대한 안전점검을 한 적이 있다”며 “당시 현장 조사 결과 청와대에서도 가장 중요한 시설이 산사태의 위험이 있는 곳에 위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가장 중요한 건물’이 어디인지는 “말할 수 없다”고 했으나, 청와대 건물 배치상 이 대통령 내외가 생활하는 관저 건물인 것으로 보인다.

<주목 기사>

- 서울신문 1면. 풍납동, 우면산을 가르치다

서울의 대표적인 상습 물난리 지역으로 손꼽혔던 송파구 풍납동은 26·27일 이틀간의 물폭탄에도 끄떡없었다. 저지대임에도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 수해를 막기 위해 부동산값 하락과 상관없이 정부와 서울시에 적극적으로 배수설비를 요구해 위기를 기회로 삼은 결과다. 높이, 길이, 세로가 5m씩인 대규모 배수로를 만들면서 물난리 우려는 사라졌다.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져도 곧장 한강으로 빠져나가도록 보완한 것이다. 이 기사를 주목한 이유. 결국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는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