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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흔적/숫자로 본 한 주간

‘박근혜 효과’의 강력한 대항마는 ‘트위터 정치’

[숫자로 본 한 주간] 지지율 격차 10%가 의미하는 것

이번 한 주는 ‘10’을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숫자로 뽑아 봤습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여야가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습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범야권 단일후보 박원순 후보간 양자대결로 치러지게 됐는데요, 현재 판세는 나 후보가 박 후보에게 10%포인트(최근 국민일보․서울신문 여론조사)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지지율 격차 10%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여론조사기관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긴 하지만 대략 10% 정도 박원순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관심은 앞으로 이 격차가 좁혀질지 여부인데요, 전문가들은 10% 정도면 향후 분위기나 변수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는 격차라고 얘기를 합니다. 다만 이번 선거가 보궐선거라는 점 그리고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 특별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10% 지지율 격차, 뒤집힐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

역대 보궐선거를 보면 거의 대부분 집권 여당에 불리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여당 후보가 10~15%포인트 앞서 가더라도 결과를 보면 뒤집히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보궐선거의 특성이 현 정부를 심판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10~15%정도 되는 야당 지지자들의 숨은 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언제든지 이 ‘숨은 표’가 표심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죠.

그런데 현재 상황을 보면 여권 후보가 아니라 야권 후보가 앞서 있습니다. 판세 변화를 뒤흔들 ‘변수’가 나타나지 않으면 여권이 판세를 뒤집기 어렵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박근혜 전 대표의 선거지원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가능성이 있죠. 문제는 박 전 대표가 선거에 개입을 하게 되면 본인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대선구도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개입해서 판세를 바꾸면? 대선가도에서 ‘박근혜 대세론’을 확산시킬 수가 있습니다.

문제는 여권이 패배할 경우죠. 박 전 대표 대선구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 전 대표가 어느 수준에서 나경원 후보를 지원할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것 그리고 이번 선거가 자칫 ‘박근혜의 선거’로 비칠까 경계하는 것도 이런 ‘복잡한 상황’ 때문입니다. 

여권에서는 아직 선거가 20일 정도 남아 있고, 박 전 대표가 나서면 선거판이 재정립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지원에 나서도 판세가 뒤집히지 않는다는 여론조사도 있습니다. 국민일보ㆍGH코리아 설문 결과, 박근혜 전 대표가 나경원 후보를, 안철수 원장이 박원순 후보를 적극 지원할 경우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근혜 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박근혜 효과’, ‘트위터 효과’를 넘을 수 있을까 

결국 ‘박근혜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 것이냐 여부 그리고 남은 기간 ‘돌발변수’에 따라 10%의 지지율이 좁혀질 수도 있고, 더 차이가 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투표율과 SNS가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번 서울시장 재보선이 내년 총선과 대선에까지 미칠 영향을 감안하면 여야, 시민사회 진보진영 모두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죠. 고정 지지층이 총동원되는 가장 치열한 선거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여야 지지층이 적극 투표한다고 가정했을 때, 투표율이 40% 중반 이하면 한나라당에 유리하고 40%대 후반이나 50%를 넘길 경우 야권의 승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투표율이 변수라면 아무래도 젊은층의 참여 여부가 핵심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투표율과 SNS를 함께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런 점에서 박원순 변호사가 범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통합경선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통합후보 경선에서 트위터로 대표되는 SNS의 역할이 컸거든요. 민주당의 조직력이 박원순 후보에 우호적인 SNS에 패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현재 트위터에서도 나경원 후보보다는 박원순 후보에 우호적인 여론이 압도적입니다. 이번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젊은층들이 SNS를 중심으로 투표에 적극 참여한다면? 박원순 후보에 10% 정도 뒤지고 있는 나 후보 입장에선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박근혜 효과’도 투표율과 SNS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많다는 얘기입니다. ‘박근혜 효과’의 가장 큰 장벽은 ‘트위터 정치’로 대변되는 SNS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죠.

<사진(위)=국민일보 2011년 10월8일자 4면>
<사진(중간)=한국일보 2011년 10월7일자 4면>
<사진(아래)=중앙일보 2011년 10월4일자 4면>

※ 이 글은 2011년 10월8일 오전 6시10분부터 7시 사이에 CBS FM(98.1MHz) ‘좋은 아침 최정원입니다’에서 방송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