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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브리핑

안철수 탈당과 한국 정치저널리즘

<조간브리핑> 2015년 12월14일 월요일 


1. 아침신문 1면 키워드는? 


‘안철수’와 ‘탈당’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가 13일 탈당을 공식 선언. 지난해 3월 민주당과 통합하면서 새정치연합에 합류한 지 1년9개월여 만의 결별. 안 전 대표 탈당 명분은 ‘제1야당 내 혁신 불가능’이다. 그는 지난 6일 문재인 대표에게 ‘혁신 전당대회’ 제안을 최후통첩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1야당은 분당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내년 4월 20대 총선이 치러지는 등 야권은 물론 정치권 지형에 파장이 예상. 


1-1. 조간들 분석과 전망은 어떤가. 


<한겨레>는 안철수 전 대표가 “‘3지대 신당’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독자 창당을 준비 중인 천정배 무소속 의원과 손잡고 호남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에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과 경쟁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보도. <동아일보>는 (안철수 전 대표가) “정치 지형 재편에 나설 것으로” 전망. “‘중도’ 성향의 안철수 신당과 ‘진보’ 성향의 새정치연합, ‘보수’ 성향의 새누리당 등 삼각 구도로 바꾼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탈당 규모와 파급력에서 최대 변수는 김한길 의원이라는 것이 주류·비주류의 공통된 의견”이라면서 “결국 탈당 규모는 김한길·박지원·박영선·손학규에 달렸다”고 전망. <경향신문>은 “호남 의원들을 이끌 리더가 없다는 점에서 (안철수 전 대표와) 공동 행보를 취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수도권 비주류 의원들의 경우 총선 우려감으로 탈당자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 


2. 정치면. 내일부터 내년 4월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15일부터 실시된다. 하지만 여야 간 이견으로 선거구 획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예비후보들은 ‘링’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쟁을 펼쳐야 할 처지다. 


여야가 선거구 획정을 오는 31일까지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전 지역구는 무효처리된다. 지역구에 등록했던 예비후보들도 그 지위를 잃게 돼 명함 배포 등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된다. 현역 의원들도 지역구는 잃어버리겠지만, 국회의원으로서 우회적 선거운동은 계속할 수 있다. 현역 의원에게는 전혀 불리하지 않기 때문에 선거구 협상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3. 남북당국회담이 결국 결렬됐지.  


제1차 남북당국회담이 아무런 합의 없이 끝났다. 최대 장벽은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였다. 금강산관광과 관련해, ‘재개’를 우선 합의문에 밝힌 뒤 실무협의를 이어가자는 북쪽과 별도 실무협의에서 이른바 ‘3대 선결조건’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남쪽이 맞섰다. 차관급 남북 당국회담이 금강산 관광 문제에 막혀 결렬되면서 당분간 남북관계가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14일에 다시 회담을 열자”거나 “판문점 채널을 통해 다음 회담 일정을 논의하자”는 남측 제안에 북측은 답하지 않았다. 


4. 오늘 정치면엔 북한 모란봉악단 공연 취소와 관련한 기사가 참 많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아끼는 모란봉악단의 중국 베이징 공연이 돌연 취소. 공연이 취소된 이유에 대해선 해석이 분분하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북한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관람을 원했지만 중국 측은 정치국원을 가장 높은 급으로 제시했고 북한이 불만을 느꼈다고 보도. 지난 10일 김 제1비서의 수소폭탄 보유 발언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 옛 애인으로 알려진 현송월 모란봉악단장에 대한 해외 매체의 과도한 관심이 김정은 심기를 건드렸다는 해석도 있다. 이번 공연 무산으로 양국 관계 개선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5. 사회면으로. 쌍용차 사태가 해결점을 거의 찾았다고. 


2009년 법정관리에 이은 대규모 정리해고로 시작된 ‘쌍용차 사태’가 햇수로 7년 만에 마무리를 목전에 두게 됐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쌍용차 노동조합(기업노조), 쌍용차 회사 쪽은 해고 노동자 복직 등을 두고 진행해온 ‘노·노·사 협상’에서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것으로 13일 확인. 


최종식 쌍용차 사장과 김득중 쌍용차지부장, 홍봉석 기업노조 위원장은 지난 11일 오후 △해고 노동자 복직 △손해배상·가압류 취하 △해고자 지원기금 조성 등 의제에 대한 잠정 합의안을 마련. 쌍용차지부는 12일 조합원 총회에서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세부 내용 조율과 쌍용차 이사회 의결까지 거치면, 7년을 끌어온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이 마무리. 이른바 ‘쌍용차 희망퇴직·정리해고 사태’ 이후 지난 6년간 해고 노동자와 가족 2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지병 등으로 숨졌다. 


6. 국정교과서 집필진 파문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듯. 


한겨레 보도. 정부가 집필진 후보에 오른 국사편찬위원 출신의 사학과 교수를 ‘신원조회’ 뒤 배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규철 경성대 명예교수는 지난 12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국고대사학회 정기발표회에서 “최근에 많은 비난을 무릅쓰고 국사편찬위원장이신 은사님의 권유로 국정교과서 집필위원을 수락하기도 하였으나 신원조회에서 문제가 되어 참여하지 못하였다”고 밝혔다. 



한규철 교수는 지난 10월16일 마지막 국편위원 회의 뒤 고려대 스승인 김정배 위원장으로부터 국정교과서 집필진 자리를 제안받았고, 고민 끝에 이를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종 집필진 발표(11월23일)를 며칠 앞두고 한 교수는 김정배 위원장으로부터 ‘낙방’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는 “구체적인 결격 사유는 듣지 못했지만 김 위원장이 ‘자네 시국선언에 서명한 적이 있느냐’고 물어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거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회원으로 신문 기고에서 진보적 시각을 드러낸 점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한 교수의 판단. 


7. 포장재 값이 계속 오르기만 한 이유가 있었다고. 


한국일보 보도. 과자나 그림책, 화장품 등의 포장재로 널리 쓰이는 백판지를 제조하는 대형 제지업체 5곳이 약 5년 동안 가격인상을 담합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 중 3곳이 재판에 회부됐다. 국내 백판지 제조시장의 100%를 장악한 이들은 각 본부장이나 팀장들끼리 ‘직급별 담합 협의체’를 꾸리고는, 개별 모임마다 간사까지 두어 담합을 논의해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한동훈)는 국내 제지업계 1위인 한솔제지와 3위인 한창제지, 5위인 신풍제지 등 3곳을 백판지 가격인상 담합 혐의(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 금지 위반)로 각각 불구속 기소.  이들 업체의 전직 영업본부장 3명도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3개 사 외에 업계 2위인 깨끗한나라와 4위인 세하제지도 담합에 가담했으나, 담합 사실을 자진 신고하면 처벌을 면해주는 ‘리니언시’가 적용돼 형사처벌을 피했다. 


8. 경제면으로. 대기업 3곳 중 2곳이 “내년 긴축 경영” 방침을 밝혔다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35개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2016년 경제 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52% 정도가 내년 경영 기조(基調)를 ‘긴축 경영’이라고 답했다”고 13일 밝혔다. 특히 대기업 CEO의 67%는 “내년에 긴축 경영을 하겠다”고 응답했고, 내년에 투자나 채용을 축소하겠다는 대기업 CEO는 각각 49%에 달했다. 


긴축 경영 방법으로는 ‘원가 절감’(42%), ‘인력 조정’(25%), ‘신규 투자 축소’(17%) 등이 꼽혔다. 응답자의 76%는 현재 경기(景氣) 상황을 ‘장기형 불황’으로 규정했다. 국내 경기가 내년에 회복될 것이라는 대답은 16%에 그쳤다. 


9. 홈쇼핑에서 ‘완판남’이 된 가수가 있다고? 


가수 루시드폴이 ‘홈쇼핑 완판남’으로 등극했다. 판매 상품은 15일 발매하는 정규 7집 ‘누군가를 위한’이었다. 방송은 지난 11일 오전 2시 CJ 오쇼핑 채널에서 생방송으로 한차례 진행. 본 상품으로 음반 CD 한 장에 추가 상품으로 동화책, 사진 엽서 7장, 인증서가 마련됐다. 사은품은 가수가 직접 제주서 재배한 감귤 1㎏이었다. 주문 폭주로 9분 만에 모두 팔렸다. 총 방송 시간은 40분으로 잡혀 있었다. 홈쇼핑 판매는 루시드폴의 소속사인 안테나 뮤직의 대표 프로듀서 유희열의 아이디어였다. 이번 방송이 시종일관 예능처럼 진행됐다는 점에서 ‘무한도전’처럼 음악과 예능의 결합이란 트렌드에 맞춘 기획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이 글은 CBS <뉴스로 여는 아침 김덕기입니다>(매주 월요일~토요일 오전 6시 5분부터 7시까지 / 98.1 MHz)에서 방송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