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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흔적/핫이슈

중학교 학생회 보다 못한 홍익대 총학생회

[핫이슈] 어쩌다 대학이 이 지경이 됐을까

홍익대가 논란입니다. 대학 측이 비정규직 청소원을 해고하면서 불거진 논란이 점거농성으로 확대가 됐죠. 이 과정에서 학교와 용역 노동자간 갈등도 증폭되는 양상입니다.

이 문제는 홍익대에만 국한되는 게 아닙니다. 아마 홍익대 말고 다른 대학 이름을 갖다 붙여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논란이 확산되는 지도 모릅니다.

기업보다 더 ‘신자유주의적인’ 대학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대부분 50-60대인 홍익대 미화원·경비원 140여명은 월급 75만원에 점심값 300원을 지급 받으며 주 50시간씩 근무를 해왔다고 합니다. 근무여건 열악하죠. 여러분은 300원 주고 점심 해결하라면 심정이 어떨 것 같나요. 저는 참담할 것 같습니다. 아마 홍익대 미화원·경비원들도 이런 상황에 대한 답답함 끝에 지난 2일 노조를 결성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학 측은 이들의 노조 결성에 해고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대학이 학문과 지성의 전당이라는, 지금은 ‘폐기처분된’ 말을 굳이 꺼내지 않더라도 적어도 대학이 대학다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홍익대 측의 처사는 그동안 잊고 있던 사실 하나를 다시 확인시켜 줬습니다. 한국의 대학이 기업보다 더 신자유주의적이란 사실, 한국의 대학이 기업보다 더 기업적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대학보다 더 ‘신자유주의적인’ 총학생회

이번 사태에서 또 하나 씁쓸하게 확인하게 된 건, ‘신자유주의의’ 포로가 된 대학생들입니다. 홍익대 총학생회가 지난달 28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성명을 발표했는데, 조금 과격한() 표현을 좀 쓰면 정말 ‘가관’입니다. 대략 핵심만 추리면 이렇습니다.

△(총학생회가) 학교측과 공공노조 및 청소노동자들을 만나 입장을 들은 결과 ‘학교가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고 있으며 최저입찰제로 용역업체를 선정하여 청소노동자 복지문제에 소홀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외부 정치 세력과 결탁, 사실과 무관한 내용을 기재하여 여론을 조성하고 언론을 선동하는 방식으로 노동자 복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학교 이미지를 실추 시킬 수 있다 △그래서 정당한 방법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홍익대 총학생회는 집단해고 규탄 집회 장소를 찾아가 “지금은 시험기간이니까 집회를 멈춰달라. 총학생회가 여러분들의 뜻을 학교 측에 전달해 도움을 드리겠다”며 집회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답니다.

물론 홍익대 총학생회 측의 입장도 존중될 필요는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 간의 입장을 확인하기 전에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월급 75만원에 점심값 300원을 지급 받으며 주 50시간씩 근무를 해온 사람들이 노조를 결성했다는 이유로 해고가 됐고, 그래서 추운 겨울에 ‘해고무효 투쟁’을 벌이고 있는데 기껏 한다는 소리가 지금은 시험기간이니까 집회를 멈춰 달라? 홍익대 총학생회 측의 입장을 존중하기 전에 ‘50-60대 비정규직의 해고’에도 최소한의 인간적 연민을 느끼지 못하는 ‘그들’의 마인드가 놀라울 뿐입니다.

대학이나 총학생회나 …

물론 대학 측이 받아야 비난이 총학생회로 향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대학은 대학대로 비난을 받아야 하고, 총학생회는 총학생회대로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총학생회에 대한 비판을 한다고 해서 이번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게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안타깝습니다. 취입을 해야 하는 20대들의 상황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굳이 총학생회가 공식 성명을 통해 ‘저런 식으로’ 대응을 해야 했을까요. 각 자의 생각은 존중받을 자유가 있지만 정치적 입장이나 표현의 자유 이전에, 사회에서 힘없는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연민을 느끼지 못하는 홍익대 총학생회를 보면서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인 “이게 정말 최선입니까”라는 질문을 총학생회에 드리고 싶네요.

‘학내 언론 검열’을 비판하는 중학교 학생회 보다 못한 대학 총학생회

오늘 경향신문에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벌어진 ‘학내 언론검열’ 논란이 보도가 됐습니다.

해당 학교 학생회가 지난해 12월22일 8면 분량의 학생회신문 편집을 마쳤는데 이 신문이 발행되지 못한 사연을 담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 실렸길래 발행되지 못했을까. 체벌을 가한 교사를 비판하는 기사가 실렸고, 학교 복장규정이 불합리하다는 내용도 다뤘다고 합니다.

학교 측은 절차와 기사의 편향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발행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중학교 학생회의 대응은 서명운동 진행 및 시교육청 민원 제기입니다. 전체  360명 중 220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저는 이 중학교 학생회가 홍익대 총학생회 보다 훨씬 ‘어른스럽고’ ‘상식적’이라는 생각하는데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