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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브리핑

[조간브리핑] 구글 지메일도 국정원이 감청

<1면 및 주요기사>

15일 발생한 전국적인 정전대란의 풍경을 아침신문들이 주요 기사로 다루고 있다. 이번 단전사태의 문제점은 신문 제목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안이한 예측이 정전 대란 불렀다>(동아) <매뉴얼 무시하고 끊었다>(조선) <‘무슨 일 있으랴’가 전국 정전 불렀다>(한국) 등의 제목을 달았는데 한마디로 <어이없는 정전대란>(한겨레)이었다.

수원의 한 빌딩에서 엘리베이터에 갇힌 학생이 불안한 눈빛으로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사진이 일부 아침신문에 실렸는데 아찔한 순간인 듯. 동아일보는 2면에서 이번 정전사태로 피해를 본 시민들이 한전과 국가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

- 조선일보 1면. 김두우 홍보수석 검찰, 소환 통보

대검 중수부는 15일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구속)씨가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에게 수천만 원의 로비자금을 건넨 혐의를 잡고 김 수석에게 다음 주 중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 사정당국 관계자는 “박씨가 이미 검찰에서 김 수석뿐만 아니라 정·관계 인사 여러 명에 대한 로비 내역을 실토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수석은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직후 사의를 표명.

- 한국일보 10면. MB 사촌 형, 거액 사기 혐의로 피소

이명박 대통령의 사촌 형이 대통령 이름을 팔아 이권사업 투자 명목으로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청와대도 민정수석실을 통해 관련 사실을 통보 받고 자체 감찰에 착수. 올해 5월에는 이 대통령의 9촌 조카가 아파트 철거권을 수주해 주겠다며 건설업자로부터 5,000만원을 챙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지난 3월에는 이 대통령 동서의 동생이 4대강 사업 하도급 공사 수주 등을 미끼로 수천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

- 한겨레 1면. 구글 지메일도 국정원이 감청

국가정보원이 ‘패킷 감청’(인터넷 회선 감청)을 통해 미국 구글의 전자우편 서비스인 지메일의 수신․발신 내용을 엿보고 있다는 정황이 15일 드러났다. 국정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패킷 감청을 당해야 했던 김형근 전 교사가 지난 3월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지메일 감청 정황을 스스로 밝혔다. 국정원은 “(일부 국민이) 우리나라의 수사권이 미치지 않는 외국계 이메일이나 비밀 게시판을 사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처를 위해서도 패킷 감청은 불가피하다”고 설명. 지메일도 ‘감청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얘기이기 때문에 파장이 예상.

- 경향신문 1면. 미소금융 대출 30% 고신용자에게 갔다

미소금융 대출을 받은 10명 중 3명이 신용등급 1~6등급의 고신용자였고 대출자의 3분의 1은 화물차를 담보로 잡혔다. 민주당 조영택 의원이 금융위원회와 미소금융중앙재단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 대출 상담을 받은 10명 중 실제 대출을 받은 사람은 1명에 그쳤다. ‘저신용자를 위한 무담보 소액대출’이라는 미소금융의 당초 운용 취지가 크게 퇴색했다는 얘기. 무늬만 ‘서민 금융’이라는 지적.

- 한겨레 11면. “현대차가 하청 노동자의 사용자”

노동문제를 조정ㆍ심판하는 준사법기관인 노동위원회가 처음으로 현대자동차의 사내하도급(하청) 노동자들을 ‘불법 파견’으로 인정. 충남지방노동위원회(위원장 박종선)는 15일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업체 해고자 송모(38)씨 등 193명이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서 144명에 대한 사측의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를 인정. 사용자는 사내하청업체가 아니라 현대차이고, 이들이 현대차의 징계절차에 의해 해고ㆍ징계를 받은 것이 아니므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것. 법원 판결에 이은 노동위원회의 이 같은 결정으로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가 사내하도급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 조선일보 1면. 쿠르드 원유개발 4400억원 손실

한국석유공사가 투자비 약 4억달러(4400억원)를 들여 추진해 온 이라크 북부 쿠르드 원유개발사업이 탐사 결과 사업성이 없어 사실상 실패. 쿠르드 원유개발사업은 2008년 2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방한한 쿠르드 자치정부 총리와 합의하고 그해 6월 본계약이 체결된 사업. 현 정권의 대표적인 ‘자원 외교’의 성과로 꼽혀왔다.

- 서울신문 9면. 모기의 역습

모기가 때 아닌 가을에 기승을 부리고 있다. 모기 숫자가 급증한 것은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늦더위 때문. 서울시는 9월 첫 주 52개 채집망에서 495마리의 모기가 채집돼 전주보다 8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늦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 증가 추세가 한동안 계속될 전망.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9일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 가을 늦더위에 모기까지. ‘이상기온’ 현상이 더 뚜렷해지는 것 같다.

<주목 기사>

- 조선일보 3면. 황당한 KBS

15일 정전 사태가 빚어져 큰 피해가 나고 혼란이 빚어졌지만 재난 주관 방송인 KBS는 재난 방송 체제를 전혀 가동하지 않았다. KBS는 15일 정전 사태가 발생한 직후 자막으로 정전 사태를 잠시 알렸다. 이 기사를 주목한 이유. ‘무슨 일 있겠느냐’는 한전의 안이한 판단이 전국 정전 불렀다. KBS 간부들의 인식도 상당히 안이했던 것 같다. 전국적으로 모두 1천9백여 건의 승강기 사고가 발생하고, 2천 9백여 명이 구조된 어제의 상황이 ‘별 게’ 아닌 것인지 KBS측에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