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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브리핑

[조간브리핑] 조중동 ‘한미FTA 의제’ 벗어나기 총력전

오늘 조간은 한미FTA를 둘러싼 논란이 1면에 있는 신문과 없는 신문으로 나뉜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를 비롯해 국민․서울․세계일보는 FTA 관련 기사가 1면에 없다. 조선일보는 FTA와 관련한 현직 부장판사의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소식을 제외하곤 FTA 관련 기사를 1면에 싣지 않았다. ‘FTA 의제’에서 벗어나려는 의도가 있는 듯.

반면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 등은 FTA 관련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한겨레는 체감온도가 영하 6도까지 떨어졌던 지난 23일 FTA 반대집회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물대포를 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소식을 1면에 실었다. 과잉진압이라고 비판.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는 FTA가 발효되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1면에서 보도를 하고 있다.

● 그럼 FTA 관련 소식부터.

한미FTA가 발효되면 재래시장 등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마련된 국내 법률 등과 충돌해 큰 혼란이 우려된다. 지난 6월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이 대표적. 대형마트 등이 재래시장 경계에서 1㎞ 이내 범위(전통상업보존구역)에 있을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이 등록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FTA 서비스 협정에 규정된 시장접근 및 내국민대우 의무를 위반하는 것. ‘상생법’과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도 비슷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전기료 인상 등 정부의 공공정책까지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일보 1면 보도.

● 다음 소식은.

경향신문이 1면에서 보도한 한미FTA 관련 소식. 한나라당 FTA비준안을 날치기할 때 소멸된 ‘저작인접권’을 부활시킨 저작권법도 함께 통과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1986년 제정된 저작인접권은 음악을 만든 창작자(작사·작곡자)들이 갖는 저작권과 별도로 가수와 음반제작자, 방송사업자들이 일정기간 갖도록 한 권리. 2007년 8월에 권리가 소멸. 이 법이 그동안 통과되지 못한 것은 통과될 경우 국민 부담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 이 법이 통과되면 예컨대 음원을 이용한 벨소리, 통화연결음, 홈페이지나 블로그 배경음악 등 음원사용료 전체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심사를 거치지 않는 일방 통과가 빚은 폐단인 듯.

● 앞서 언급했지만 현직 부장판사가 쓴 FTA 관련 글은 어떤 내용?

모 지방법원의 부장판사인 A(45·사법연수원 22기)씨는 한미FTA 비준 동의안이 강행처리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이 서민과 나라 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 22일, 난 이날을 잊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 조선일보 1면 보도. 조선일보는 해당 판사가 법원 내 ‘진보성향’ 법관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간부라고 보도. 해당 판사는 “페이스북이라는 사적공간에서 얘기하듯 소회를 털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취재 이후 이 판사는 페이스북에서 관련 글을 삭제.

● 다음 소식.

서울 강남구 논현동 29번지 일대는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입주할 사저가 있는 강남의 고급 주택가다. 이 동네가 최근 때 아닌 ‘원룸전쟁’을 치르고 있다. 지난달 11일 이곳 주민인 남홍건(55)씨가 2층짜리 집(29-7번지)을 지상 4층, 19가구 규모의 다세대주택으로 재건축하는 허가를 받았는데, 고급 주택가에 다세대주택이 들어오면 주민수가 늘어 주차난이 생기고 사생활을 침해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반발. 주민들은 “원룸엔 유흥업소 종사자들도 입주하기 때문에 동네가 망가질 것”이라는 입장. 강남구청이 세 차례에 걸친 조정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중앙일보 2면 보도.

● 생보협회가 보낸 메일 때문에 회원사들의 반발을 받고 있다고.

생명보험 회사들의 이익단체인 생명보험협회(회장 이우철)가 보험정책 및 법안을 다루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출판기념회를 안내하는 메일을 전체 회원사에 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 생보협회가 이해관계가 얽힌 정무위 소속 의원들에게 밉보이지 않도록 회원사들에게 사실상 정치자금을 내도록 종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일부 회원사들은 “협회가 출판기념회에 가서 봉투를 내라고 조장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 한국일보 1면 보도.

● 이번 주 개그콘서트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강용석 의원이 개그맨 최효종을 국회의원 집단모욕 혐의로 형사고소. KBS <개그콘서트>가 발랄한 풍자로 맞받았다. 오는 27일 방송분 일부 내용이 한겨레 12면에 소개. ‘고소’가 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강 의원의 ‘무리수’를 풍자한 꼭지들이 넘쳐났다. 최효종 씨는 “국민 여러분이 더는 하지 말라면 안 하겠지만, 특정 인물이 하지 말라면 끝까지 시사 개그를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 다음 소식은.

2009년 10월 국방부는 국방광대역통합망 구축사업 중 군사령부(사업명 주노드) 사업에 입찰한 KT와 SK네트웍스를 심사한 결과 최종 사업자로 KT를 선정. 그런데 군 영관급 장교들이 두 회사를 평가한 심사표가 최근 공개. 선정과정에 의혹이 일고 있다. 각자 독립적으로 여러 항목에 임의 배점을 주도록 했음에도 이들 장교는 소수점까지 같은 점수를 줬기 때문. 36개 항목별 채점표를 분석한 결과 무려 14개 항목에서 똑같은 점수차로 KT가 SK네트웍스를 눌렀다. 국방부는 자체 감사를 벌일 예정. 국민일보 1면 보도.

<주목 기사>

한국일보 3면에 실린 김용식 기자의 기자수첩을 주목.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한미FTA 관계장관회의를 긴급 소집. 이 자리에서 “농업도 수출산업이고, 우리 농업이라고 세계 최고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 그런데 우리 농업의 현실은 전체 농민의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에 1㏊ 이하를 경작하는 고령ㆍ영세농 구조. 수출은 1% 미만 극소수 부농의 얘기. “대통령이 현실을 몰라도 참 모른다”는 비판이 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