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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흔적/핫이슈

조간에서 사라진 MB 내곡동 '6억 의혹'

[조간 이슈분석] '돈 봉투' 사건에 대한 언론의 다른 비중

오늘 아침신문들은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 기자회견을 주목한 곳과 ‘민주당 돈 봉투 의혹’에 방점을 찍은 곳으로 나뉘고 있다.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이 9일 기자회견에서 2008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의원실 여직원에게 노란색 봉투가 전당대회 하루 이틀 전에 배달됐고 그 봉투 속에는 현금 300만원과 당시 전당대회에 출마한 박희태 국회의장의 이름이 적힌 작은 명함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한 남성이) 여러 의원실을 돌아다니면서 돈 배달을 한 것으로 보인다”도 덧붙였다.

중앙일보와 한겨레와 한국일보를 비롯한 대다수 신문이 고승덕 의원 기자회견을 주목했다. 
 

반면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조선일보는 ‘민주당 돈 봉투 의혹’에 더 비중을 싣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1·15 당 지도부 경선에서 일부 후보가 ‘돈봉투’를 돌렸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9일 실체 확인을 위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영남지역 한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 달 전쯤 모 후보 측 관계자 두 명이 ㄷ지역위원장에게 각각 500만원이 든 돈봉투를 줬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발 ‘전대 돈봉투’ 사건이 정치권 전체로 번지는 양상이다. 오늘 아침신문들 1면 머리기사는 다음과 같다.

<박희태 국회의장에 여 비대위, 사퇴 촉구>(국민일보 1면)
<여 비대위, 박희태 의장직 사퇴 촉구>(서울신문 1면)
<“당 모든 돈선거 의혹 수사를” 박희태 의장직 사퇴 요구도>(세계일보 1면)
<가방에 노란색 돈봉투 가득>(중앙일보 1면)
<“쇼핑백 속 노란봉투 잔뜩 있었다”>(한국일보 1면)
<“노란색 돈봉투, 가방안에 잔뜩 들어 있었다” (한겨레 1면)

<“민주 전대 경선 때 500만원 돈봉투 돌아”>(경향신문 1면)
<‘전대 돈봉투’ 불똥 민주당까지 번지다>(동아일보 1면)
<“민주 이번 전대후보도 돈봉투 뿌렸다”>(조선일보 1면)

MB내곡동 사저 '6억 의혹'은 어디로 갔나

이명박 대통령 부부가 아들 명의로 구입한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비용 가운데 6억원을 청와대가 부담한 것으로 검찰이 파악했다.

MBC <뉴스데스크> 9일 보도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퇴임 후 거주하기 위해 구입했던 내곡동 부지 경비 가운데 아들 이시형 씨 부담액 일부를 청와대가 대신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아들 이시형씨와 청와대 경호처는 이 땅을 54억 원에 공동 구입했는데, 이중 11억 2천만 원은 이시형 씨가 냈고, 나머지는 국고에서 나갔다. 그런데 검찰이 공시지가를 중심으로 지분율을 조사한 결과, 이시형 씨가 냈어야 할 6억 원 정도를 청와대가 더 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들 이시형씨는 원래 17억 원 정도를 내야했지만 실제로는 11억 원 정도만 부담했고, 37억 원만 내도 됐던 청와대가 43억 원을 냈다는 것.

검찰은 청와대가 비싸게 사서 이시형 씨가 싸게 살 수 있게 했다는 의혹으로 배임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 소식은 오늘 아침신문에서 찾을 수 없다. 검찰은 실제 계약을 한 청와대 경호처 재무관을 10일(오늘)즈음 불러 부지 매입비용을 비롯해 누구로부터 지시를 받고 계약을 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인데도 조간들은 이 사실을 주목하지 않았다.

특히 검찰이 청와대 살림을 총괄했던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과 김인종 전 경호처장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하다고 밝힌 상황. MB 실세들이 줄줄이 소환될 가능성이 높은데도 아침신문들은 일제히 침묵이다.

MBC 특종에 대한 '뭉개기'일까 아니면 MB봐주기일까. 전자에 해당한다면 '찌질한 한국 언론'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 만약 후자의 경우라면? 모두다 MB와 한나라당 물어뜯기에 나선 상황인데 왜 굳이? 아무튼 한국 언론의 보도기준은 대체 종잡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