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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흔적/핫이슈

조간에서 사라진 '최시중'과 '내곡동 사저'

[조간 이슈분석] MB와 최시중 봐주기인가

요즘 아침신문들의 화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파문'이다.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관련 소식이 지면 곳곳에 배치되는 건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돈 봉투 파문'을 주목한다고 해서 그것이 '다른 중요한 사안'을 외면하는 방식으로 가는 건 곤란하다. 요즘 조간신문에서 발견되는 문제는 이런 것들이다.

대표적으로 'MB내곡동 사저 의혹'을 들 수 있다. MBC가 지난 9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보도하면서 알려진 이 사건은 주요 신문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퇴임 후 거주하기 위해 구입했던 내곡동 부지 경비 가운데 아들 이시형 씨 부담액 일부(6억원)를 청와대가 대신 내줬다는 것이 핵심이다.

검찰이 10일 청와대 경호처의 간부급 직원을 전격 소환하면서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조중동을 비롯해 대다수 신문은 이 사안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 '모른 척' 하고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MB내곡동 사저 의혹, 대다수 조간 일제히 침묵

오늘(11일)만 해도 'MB내곡동 사저'와 관련한 의혹을 비중 있게 보도한 곳은 한국일보 정도다. 한국일보는 1면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구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사건 고발 80일이 지나서야 본격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언론의 '침묵'을 모두 문제라고 단정할 순 없다. 처음 'MB내곡동 사저'와 관련한 의혹이 불거졌을 때 어지간한 의혹들은 모두 제기됐기 때문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6억원 업무상 배임 의혹'도 박지원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미 지적한 내용이다.

하지만 내곡동 사저 의혹이 불거진 뒤 청와대 관계자가 검찰에 소환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란 점에서 언론의 '합동 침묵'은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다. 80일이 지나서야 청와대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 하고 있는 검찰의 '행보'를 따져보는 것도 필요한데, 주요 신문들은 도통 움직일 생각이 없다.

지금은 '돈 봉투' 파문에 올인해야 할 시점이란 건가. 아무튼 한국 언론의 '쏠림 현상'은 세계 1등인 것 같다.

최시중 방통위원장 관련 의혹은 어디로 갔나

주요 신문에서 찾아볼 수 없는 또 다른 단어는 바로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관련된 의혹이다. 10일 SBS가 <8뉴스>를 통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검찰이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을 압수수색하며 휴대전화를 압수했고, 여기엔 김 씨가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전 보좌역 정모 씨와 통화한 내용이 녹음돼 있는 것으로 알러졌다.

문제는 녹음된 통화내용. 검찰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정씨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가 시작될 것이고, 압수수색이 들어 올테니 대비하라”고 김 이사장에게 미리 경고를 했고, 다른 통화에서는 “나는 윗선에 보고했고 곧 방통위 보좌역을 사직한 뒤 외국으로 갈 것”이라는 말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통화 내용대로라면 검찰 내사 기밀이 사건 당사자들에게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통화 내용을 분석한 검찰도 정씨가 검찰의 수사상황을 최시중 위원장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런 상황임에도 주요 신문들은 관련 내용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최시중 봐주기인가? 오늘자(11일) 경향신문 '김용민 만평'은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돈 봉투 돌린' 박희태 전 보좌관 실명 보도한 중앙일보

오늘 아침신문 키워드는 ‘뿔테안경’ ‘박희태’ ‘고모 보좌관’ 등으로 요약된다.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 사무실에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전달한 ‘뿔테 안경의 젊은 남성’은 현재 한나라당 Y의원실에서 근무하는 고모 보좌관으로 확인됐다. 고 보좌관은 17대 국회에서 박희태 국회의장(당시 의원)의 비서관을 지냈으며, 2008년 전대 당시 박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이상호 부장검사)은 금명간 고 보좌관을 소환 통보하고, 불응할 경우 강제로 신병을 확보할 방침이다. 박희태 국회의장도 외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18일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늘 조간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중앙일보. 중앙일보는 1면에서 고모 보좌관의 실명(고명진)과 함께 사진까지 실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박희태 의원 전 비서관 고모 씨는 우군이라 여겼던 중앙일보에 의해 버림받을지(?) 알고 있었을까.

오늘 고모 비서관과 관련한 의혹을 머리기사로 보도한 곳은 경향신문과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