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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흔적/핫이슈

10년 후에는 ‘1인 가족’이 대세가 될 수도 있다

[핫이슈] 명절 때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

여성가족부가 작년 8월 전국 15세 이상 4754명을 대상으로 ‘제2차 가족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습니다. 아마 많은 언론이 보도를 해서 아실 겁니다. 조사 내용이 다양한데요, 특히 주목을 받았던 건 사위와 며느리 그리고 친손자나 외손자를 가족으로 여기는 비율이 5년 전에 비해서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대다수 언론이 사위와 며느리 그리고 친손자나 외손자를 가족으로 여기는 비율이 줄어들었다는 쪽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을 한 건 ‘다른 부분’이었습니다. 부모를 가족으로 꼽은 응답은 77.6%에 그쳤다는 겁니다. 5년 전에 92.8%였는데 15%포인트나 줄어든 것이죠. 부모를 ‘이렇게’ 생각할 정도니 친가와 외가의 할머니·할아버지를 가족이라고 여긴다는 응답이 감소한 건 어쩌면 당연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동거 중심의 가족관이 확산되면 머지 않아 ‘1인 가족’이 대세가 된다


그래서인지 이번 조사 결과를 ‘가족의 붕괴’로 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글쎄요. 이번 조사결과를 ‘가족의 붕괴’로까지 연결시키는 건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번 조사결과와 관련해 여성가족부는 “핏줄보다 동거를 중시하는 가족관이 우세해지는 추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과거엔 가족의 범위를 혈연·혼인 관계에 따른 것으로 파악했지만, 최근에는 같이 사는 사람 중심으로 가족관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죠. 부모를 가족으로 꼽은 응답은 77.6%에 그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저는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서 이제 곧 ‘1인 가족’ 시대가 대세가 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동거중심의 가족관이 앞으로 점차 강해진다면 현재의 가족이 과연 미래에도 지속 가능할까, 이런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죠.

지금 출산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취업난 증가로 결혼을 회피하는 젊은 세대가 계속 증가하고 있잖아요. 이런 식이면 10년 후엔 ‘1인 가족’이 대세를 형성하지 않을까요. 저는 우리 사회가 그만큼 극단적으로 파편화된 사회로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상황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1인 중심’의 파편화 된 사회를 극복하려면

때문에 이번 조사에서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은 ‘세상이 왜 이래’가 아니라 개인단위로 파편화 될 수밖에 없는 지금의 사회경제적 구조를 바꾸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안전망을 더 강화하지 않으면 ‘1인 중심’의 파편화 된 사회는 생각보다 더 빨리 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동거중심의 가족관이 증가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우리 사회의 불안함을 반영하고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미지=경향신문 1월25일 9면>